회다지소리, 달공소리
주로 묘를 다질 때 ‘달구’류의 후렴을 넣어 부르는 의례요
달구소리는 “달구”를 비롯하여 “달고”·“달개”·“달괴”·“달훼”·“달기”·“달호”·“달궁”·“덜구”·“덜궁” 등의 후렴구를 가진 소리를 모두 포함하며, 묘다지기를 중심으로 그 외 터다지기·보다지기 등의 흙다지기에 불린다.
달구소리는 묘다지기를 주요 기능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무덤을 만들기 시작한 신석기 시대까지 그 유래를 짐작해볼 수 있으나 정확한 시기는 추정하기 어렵다. 다만 묘다지는 소리 중에서도 달구소리가 전국적으로 가장 넓게 분포하므로 다른 종류의 묘다지는 소리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닐 것으로 추정된다.
전통적으로 묘를 다지는 일은 보통 여섯 명에서 여덟 명이 함께 발을 이용해 다지기도 하고, 땅을 다지는 도구인 달굿대를 사용하기도 한다. 묘다지기는 장례의 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힘을 모아 땅을 밟는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공동 노동에 해당하므로 이 때 부르는 소리 또한 의례요와 노동요 두 가지 기능을 가지게 된다. 묘다지는소리로 불리는 달구소리를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강원도·경기도·경상북도·경상남도·충청북도·충청남도·전라북도·전라남도·제주도 및 평안남도와 황해남북도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는 지역에 따라 전통적인 장례를 치르면서 달구소리를 연행하는 곳이 드물게 남아있으나 대부분 전승이 끊긴 상태이며, 강원도 〈횡성회다지소리〉나 〈고양상여회다지소리〉 등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단체에서 이 소리를 전승하고 있다. 강원도 횡성이나 경기도 고양에서 달구소리를 〈회다지소리〉라 칭하는 것은 묘를 다질 때 흙에 회를 섞어서 덮기 때문이다. 가창 방식은 보통 앞소리꾼이 메기는소리를 하면 뒷소리꾼들이 함께 받는 선후창 방식이며, 느리게 부르는 긴소리와 빠르게 부르는 자진소리가 짝을 이룬 곳이 많다. 땅을 밟는 동작에 맞추어 노래하기 때문에 2박 또는 4박이 기본이 된다. 보통 3소박 4박으로 주고받다가 빠른 대목에서는 2소박 2박을 메기고 2소박 2박을 받으며 짧은 호흡으로 부르기도 한다. 선율은 주로 소리가 불리는 지역의 음악 어법에 근거하는데, 메나리토리권에서는 받는 소리에서 ‘라(la)-도(do′)-미(mi)-라(la)’의 선율 진행이 자주 나타난다.
달구소리의 노랫말은 주로 풍수지리와 관련된 내용이 가장 많고, 그와 더불어 달구꾼들의 기운을 돋울 수 있는 언어유희적 내용이 담기기도 한다. (메) 아헤루 달구야 (받) 아헤 달구야 (메) 달구질소리를 정 잘하면 (받) 아헤 달구 (메) 산천명기가 돌아온다 (받) 아헤 달구 (메) 먼데 사람은 듣기 좋게 (받) 아헤 달구 (메) 젙에 사람 보기 좋게 (받) 아헤 달구 (메) 좌우를 살펴보니 (받) 아헤 달구 (메) 장군봉이 빈췄으니 (받) 아헤 달구 (메) 훈련대장이 날 자리요 (받) 아헤 달구 (메) 문필봉이 빈췄으니 (받) 아헤 달구 (메) 학자샌님도 날 것이다 (받) 아헤 달구 (하략)
강원도 강릉시 포남동에서 채록된 달구소리 MBC문화방송, 『MBC민요대전(강원도민요해설집)』, 1996, 62~63쪽.
달구소리는 우리나라 전역에 널리 분포되었던 묘다지는소리로 터를 다지거나 보를 다질 때에도 불린 다양한 기능의 민요이다. 특히 묘를 다질 때에도 의례요와 노동요의 기능을 동시에 가진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MBC문화방송, 『MBC민요대전(강원도민요해설집)』, 1996. 강등학, 『한국민요의 존재양상과 판도』, 민속원, 2016. 강등학, 『한국민요학의 논리와 시각』, 민속원, 2006. 강등학, 「<땅다지는소리>의 지역적 판도와 노동요적 성격에 관한 연구」, 『한국민요학』 18, 2006. 이영식, 「<땅다지는소리>와 <묘다지는소리>의 존재양상」, 『한국민요학』 37, 2013. 이윤정, 「횡성회다지소리의 음악적 특징」, 『한국민요학』 41, 2014.
정서은(鄭諝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