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야훨훨, 새쫓는소리, 우야소리
논농사에서 논매기의 마무리 작업에서 부르는 새쫓는소리
논매기 시 일렬로 서서 지속적으로 일을 하다가 마무리 작업 때에는 일렬로 섰던 사람들이 거리를 좁히면서 둥그렇게 둘러싼 형상을 이루게 되는데, 이를 ‘쌈싸기’라고 한다. 훨훨이소리는 쌈싸기 때 ‘우야훨훨’의 가사로 새쫓는소리이다. 이 소리를 끝으로 논매기를 마무리하므로, 결국 훨훨이소리는 논매기 때 제일 마지막에 부르는 소리이다.
훨훨이소리는 원래 새를 쫓을 때 부르던 소리였으나, 이것이 논매기소리의 일부로 전용된 것으로 보인다. 노랫말은 ‘파랑새요’나 ‘녹두새요’라고 하는 노래와 동일한 것이 불리며, 이 외에 다른 유형의 노랫말을 붙여 두 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의 노랫말을 지닌 소리를 부르는 지역은 파주를 비롯하여 남양주시와 고양시에서도 볼 수 있다. 때문에 ‘파랑새요’의 노랫말이 경기 서북부 지역의 논매는소리 중 새쫓는소리로 형성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용도 및 분포 새쫓는소리는 논매기 때 부르는 노동요와 무덤 다질 때 부르는 의식요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논매기 때 부르는 노동요는 전라북도나 경상북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나, 다른 지역에 비하여 경기도 내 여러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점이 특이하다. 특히 경기도의 포천이나 양평에서는 회다지 이후 ‘우여’·‘위~’·‘후여’ 등 실제로 새를 쫓는 것과 같은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그러나 경기도 북부 지역에서는 메기고 받는 방식으로 ‘훨훨이’라는 새쫓는소리를 부른다. 새쫓는소리는 실제로 새를 쫓을 때 부르는 소리이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액을 물리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새가 죽은 이의 영혼을 천도하다고 믿는 시베리아 북방민족들의 종교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때문에 논매기나 무덤다지기 시 마지막에 부르는 노래로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 음악적 특징 논매기를 마무리할 때 부르는 훨훨이소리는 경기도 고양시 송포면과 파주시 탄현면, 포천시가산면, 서울 노원구 등에서 불린다. 고양시와 파주시는 ‘라(la)-도′(do′)-레′(re′)-미′(mi′)’의 네 개의 음을 사용하며, 선율의 순차 진행, 특정한 음을 떠는 현상이 없으며, 음계의 최저음인 ‘라(la)’로 마치는 반경토리의 악곡이다. 포천과 서울 노원구의 마들농요는 상행과 하행 시의 음구성이 다르다. 즉 상행 시에는 ‘미(mi)-라(la)-도′(do′)-레′(re′)’의 무반음 4음음계이며, 하행 시에는 ‘레′(re′)-도′(do′)-라(la)-솔(sol)-미(mi)’의 무반음 5음음계이다. 특히 ‘솔(sol)’은 상행선율에서는 사용되지 않으며, ‘라(la)’에서 ‘미(mi)’로 하행 할 때 경과음으로 사용되고 있는바, 메나리토리에 해당하는 악곡이다. 이와 같이 경기도 여러 지역에서 훨훨이소리가 실제 새쫓는소리가 아닌 논매는 기능의 일환으로 부르고 있는데, 경기 서북부 지역은 반경토리, 동북부지역은 메나리토리를 활용하고 있다. 박자 구조는 경기 서북부 지역이나 동북부 지역 우리 민요의 보편적인 3소박 4박이며, 중중모리장단에 맞는다.
고양시와 파주시 그리고 포천시ㆍ서울시의 훨훨이소리는 메기고 받는 방식으로 노래를 부른다. 고양시는 ‘우야 훨훨’, 파주시는 ‘우후야 훨훨’, 포천시는 ‘우야훨훨’, 서울시는 ‘우후야라 훨훨’의 노랫말로 받는소리를 한다. 〈고양시 훨훨이소리〉 (메) 우후야 훨훨 (받) 우후야 훨훨 (메) 우후야소리는 새쫓는소리 (받) 우후야 훨훨 (메) 웃논에다간 찰베를 심고 (받) 우후야 훨훨 (메) 아랫논에는 메베를 심어 (받) 우후야 훨훨 (메) 수염이 빨개서 돼지찰이냐 (받) 우후야 훨훨
(출처:뿌리깊은나무, 『팔도소리』)
〈파주시 훨훨이소리〉 (메) 우후 야라 훨훨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우야소리에 새 모여든다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구만리 장천에 대붕새며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높이 떴다 종달새며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까치란 놈은 남구집 잘 지어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목수란 놈으로 돌려놓고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황새란 놈은 다리가 기니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우편수 배달로 제수허고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제비란 놈은 머리가 고니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평양기생으로 돌려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공작새란 놈은 문채가 좋으니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비단장수로 돌려보고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이 새 저 새가 다 모였는데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옥새 한 가지만 남았구나 (받) 우후 야라 훨훨 (메) 우야 ~ (받) 우야 ~
(출처: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경기도편』)
〈포천시 훨훨이소리〉 (메) 우야훨훨 (받) 우야훨훨 (메) 우야소리 웬소린가 (받) 우야훨훨 (메) 칠팔월이 되었느냐 (받) 우야훨훨 (메) 새야새야 파랑새야 (받) 우야훨훨 (메) 녹두밭에 앉지마라 (받) 우야훨훨 (메) 녹두꽃이 떨어지면 (받) 우야훨훨 (메) 청포장사 울고간다 (받) 우야훨훨
(출처: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경기도편』)
〈서울시 훨훨이소리〉 (메) 우후야라 훨훨 (받) 우후야라 훨훨 (메) 우야소리 새모여든다 (받) 우후야라 훨훨 (메) 아랫녁새두 날아오고 (받) 우후야라 훨훨 (메) 웃녁새두 날아오네 (받) 우후야라 훨훨 (메) 높이 떳구나 종달새며 (받) 우후야라 훨훨 (메) 낱이 떳구나 굴뚝새며 (받) 우후야라 훨훨 (메) 말잘하는 앵무새야 (받) 우후야라 훨훨 (메) 춤잘추는 학두루미 (받) 우후야라 훨훨 (메) 몸채좋은 공작새야 (받) 우후야라 훨훨 (메) 우야소리 새모여든다 (받) 우후야라 훨훨 (메) 우야 ~ (받) 우야 ~
(출처: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22호 『마들농요민요집』)
마들농요: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1999) 고양송포호미걸이: 경기도 무형문화재(1998) 파주금산리민요: 경기도 무형문화재(2000) 포천메나리: 경기도 무형문화재(2000)
훨훨이소리는 새쫓는소리의 일종이다. 새쫓는소리는 두 가지 기능일 지니고 있는데, 하나는 실제 새를 쫓는 기능이며, 다른 하나는 풍요를 기원하는 세시풍속에서의 기능이다. 훨훨이소리는 두 번째 기능에 해당하는 소리로 농업노동요의 논매기를 마무리할 때와 장례의식요 중 무덤다지는소리(또는 달구소리)를 마무리할 때 부른다. 따라서 훨훨이소리는 기능이 다르지만 마무리할 때 부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논매기 때 부르는 훨훨이소리는 새 쫓는 흉내를 하면서 노래한다는 점에서 풍요 기원의 의지를 담고 있으며, 이를 또 다른 측면에서 해석한다면 새가 죽은 이의 영혼을 천도한다는 북방 시베리아 민족들과 같이 주술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강등학, 『한국 민요의 존재양상과 판도』, 민속원, 2016. 김순제ㆍ김혜정, 『용두레질소리』, 민속원, 2009. 김영운 외, 『경기도민요 상ㆍ하』, 경기도문화재단, 2006. 문화방송, 『북녘땅 우리소리-평안남도/평양시/남포시편』, 문화방송, 2004. 문화방송, 『북녘땅 우리소리-함경남북도/자강도/량강도/강원도/경기도편』, 문화방송, 2004. 문화방송, 『북녘땅 우리소리-황해북도편』, 문화방송, 2004.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경기도편』, 문화방송, 1996.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경상남도편』, 문화방송, 1994.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경상북도편』, 문화방송, 1995.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전라남도편』, 문화방송, 1993.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충청남도편』, 문화방송, 1995.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충청북도편』, 문화방송, 1996.
이윤정(李侖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