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리, 대허리, 단허리소리, 단호리소리, 대호리소리
강원도의 영서 지역을 비롯하여 경기도 및 충청도 일부 지역에서 초벌 맬 때 부르던 논 매는 소리
단허리는 강원도의 논 매는 소리 중 하나로 횡성군과 원주시를 중심으로 강원도 영서 지역의 중남부에 주로 분포한다. 이 외에도 충북 충주·제천·음성과 충남 천안, 경기도 여주·이천·양평에 분포하는데 지역에 상관없이 대부분 호미로 초벌 맬 때 부르며 메기고 받는 선후창방식으로 가창된다. 음악적 구조는 동부 지방의 특징인 메나리토리를 사용하며 대부분 3소박 4박자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논 매는 소리는 전국적으로 분포하지만 지역 또는 마을마다 그 소리가 다르다. 모 심는 소리가 마을에 하나씩만 존재한다면 논 매는 소리는 마을에 두세 가지 유형이 공존하는데 논을 맬 때의 작업 내용이나 상황에 따라 여러 노래가 존재한다. 강원도의 논 매는 소리는 부르는 방식과 악곡에 따라 각 권역을 형성하는데 선후창방식으로 부르는 영서 지역과 선입후제창 또는 교환창으로 부르는 영동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중 영서 지역은 주로 단허리(단호리)·〈상사소리〉·〈방아소리〉·〈뎅이소리〉를 불렀으며, 영동 지역에서는 〈오독떼기〉·〈미나리〉·기타 잡가류를 불렀다. 논 매는 작업의 과정에서도 두 권역은 차이를 보이는데 삼척을 제외한 영동 지역에서는 세 벌을 모두 손으로 매는 반면, 원주와 횡성을 비롯한 영서 지역에서는 초벌은 호미로 매고 두 벌부터는 손으로 맨다. 영서 지역은 ‘미나리권’과 ‘단허리권’을 중심으로 논 매는 소리의 권역을 구분할 수 있으며, 그 중 단허리는 모를 심고 한 달쯤 지난 뒤 호미로 논을 매며 부르던 민요이다. 단허리는 홍천군을 경계로 더 이상 진출하지 못하였고, 강원도의 횡성, 원주 등 서남부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나아가 경기도 동남부의 양평 동부 지역과 여주·이천 등을 거쳐 안성과 평택, 그리고 화성의 일부 지역에까지 진출하였다. 강원도 외 다른 지역에서도 동일한 기능의 민요로 불렸으며, 대개 “어화 얼씬 단호리(단허리)야”의 후렴구를 사용하며 악곡의 기능이나 사설 면에서 지역별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다.
○ 형식과 구성 단허리는 강원도의 논 매는 소리 중 메기고 받는 선후창방식으로 가창되는데 이는 후렴구 없이 주로 제창으로 부르는 〈오독떼기〉 및 〈미나리〉와 변별된다. “어화 얼씬 단허리(단호리)야”의 후렴구로 제창하며 지역 및 악곡에 따라 ‘단허리’, ‘대허리’, ‘대호리’ 등 후렴구의 사설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 음악적 특징 단허리의 받는소리는 주로 3소박 4박자로 구성되며 ‘미(mi)’ 음으로 마친다. 상행 시 ‘미(mi)-라(la)-도(do′)-레(re′)’, 하행 시 ‘레(re′)-도(do′)-라(la)-솔(sol)-미(mi)’로 구성된 메나리토리를 사용하며 음역은 한 옥타브를 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 강원도 횡성군 논매는소리 – 단허리 <메> 어화 얼싸 단허리야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여보시요 지호님네1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이내 말씀 들어보소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천하지대본 농사라고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농사 한 철 지어보세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뒷뜰 논은 천석지기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앞뜰 논은 만석지기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이 논자리가 누 논자리냐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김새환네 논자릴세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신농씨에 농사법이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오늘날에 이어져서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후직이 뿌린 씨앗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만백성이 다 먹는다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영화로다 영화로다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우리 농부가 영화로다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메> 어화 얼싸 단허리야 <받> 어화 얼싸 단허리야 (이하 생략)
1) 계원님네
『한국민요대전 -강원도편-』, 문화방송, 1996.
논 매는 소리는 우리 민요 가운데 그 종류가 가장 풍부한 민요에 속하며 특정 마을이나 몇 개 마을에 분포되어 가창되는 노래가 많다. 따라서 마을마다 논 매는 소리의 구성이 다양하므로 노래를 통한 노동의 강도와 작업의 현장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논 매는 소리를 통해 지역별 문화적과 다양성을 살펴볼 수 있고, 지역민들의 정서와 농사일에 대한 자부심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노래를 통해 노동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기층민들의 삶 속에서 강한 삶의 의지도 엿볼 수 있다.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 –강원도편-』, 문화방송, 1996. 강등학, 「모 심는 소리와 논 매는 소리의 전국적 판도 및 농요의 권역에 관한 연구」, 『한국민속학』 38, 2003. 강등학, 「강원도 논매는소리의 기초적 분석과 지역적 판도」, 『한국민속학』 53, 2011. 강등학, 「단허리소리의 분포와 관련 국면 검토」, 『한국민요학』 48, 2016. 김영운, 「강원도 민요의 음악적 특징」, 『우리춤 연구』 13, 2010. 유명희, 「논매는소리를 통해 본 가평민요권의 특성」, 『한국민요학』 20, 2007. 이윤정, 「강원도 원주 지역 농요의 음악적 특징」, 『한국민요학』 54, 2018.
정진(鄭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