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적, 개책관(介幘冠), 개적관, 흑개책(黑介幘)
조선시대 아악(雅樂)과 속악(俗樂) 제례악을 연주하는 연주자가 착용한 관.
개책은 조선시대에 아부 제례악 연주하는 악생(樂生)과 속부 제례악을 연주하는 악공이 착용한 관모이다. 모정(帽頂)의 앞이 낮고 뒤가 높은 2단 형태이며, 양쪽의 끈을 턱밑에서 묶어 착용했다. 송나라의 개책은 가죽으로 만들고 그 장식에는 검은 칠을 하는 방식으로 제작했으나, 『악학궤범』에는 종이를 배접하여 만들고 변아(邊兒)에는 철사를 사용하고 안에는 가는 포에 흑칠을 하고, 자황(雌黃)으로 고운 선을 그리고, 청색 명주 끈을 단다고 하여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만들어 착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책의 존재는 “1430년(세종 12) 송나라에서는 대조회(大朝會)에 악공(樂工)이 흑개책을 쓴다.”고 한 기록에서 확인된다.
○ 구조와 형태
개책은 이마를 감싸 두르는 무(武) 부분, 머리를 덮은 모자 부분, 모자 뒤를 둥근 산형으로 높게 감싸는 뒷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 재질 및 재료 개책을 제작하는 데 소용되는 물목은 1777년(정조 1) 『악기조성청의궤(樂器造成廳儀軌)』에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백휴지(白休紙) 2(兩), 저포(苧布) 1척(尺) 3촌(寸), 명유 1사[夕], 정철중사(正鐵中絲) 1척 2촌, 석자황(石紫黃) 2분(分), 송연(松煙) 5분, 아교 1전(戔), 중동사(中銅絲) 4촌, 교말(膠末) 1홉[合], 남향사(藍鄕絲) 2분, 탄(炭) 5홉이 소요되며, 끈으로 사용하는 흑주(黑紬)는 길이 1척, 너비 5분이다. 대(帶)에 소용되는 물목은 백주(白紬)이다. 길이는 4척 7촌, 너비 1촌 5분이 들어가며, 백향사(白鄕絲) 1분이 들어간다. ○ 착장방법 착장복식은 시대에 따라 변화를 보이는데, 『악학궤범』에는 비난삼(緋鸞衫), 백주중단(白紬中單), 백초대(白綃帶), 백포말(白布襪), 오피리(烏皮履)와 함께 개책을 착용한다고 하였다. 『종요의궤(宗廟儀軌)』(1706) 이후에는 비난삼이 홍주의로 바뀌었고, 백초대는 색조대(色絛帶)로 바뀌었으며, 『춘관통고』에서는 백주대(白紬帶), 『육전조례』에는 흑사대(黑絲帶)로 바뀌었다. <종묘친제규제도설병풍>에서 확인되는 등가·헌가 공인은 흑말대를 띠고 있고, 헌가공인이 착용한 개책에서는 앞의 이마 부분과 뒷부분에 자황칠을 한 모습이 확인된다. ○ 역사적 변천 1433년(세종 15) 제례악(祭禮樂)을 연주하는 악공들이 검은 베로 만든 두건[黑布頭巾]을 쓰고 있는데, 모양이 흉하고 근원을 알 수 없다고 하였다. 이에 박연의 건의에 따라 중국 당나라와 송나라의 제도를 본받은 개책관을 착용하게 되었다. 『악학궤범(樂學軌範)』에는 아부제례악의 등가·헌가 악생과, 속부제례악의 등가·헌가 악공이 개책을 착용한다고 되어있고, 대한제국 시대까지 지속되었다. 이외에도 1739년(영조 15) 친경을 할 때 임금 앞에서 소를 끄는 두 사람을 서인(庶人)중에서 골라 강의(絳衣)와 개책을 갖추고 돕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악공 외에도 친경시 서인의 관모로 착용된 사례가 확인된다. 일제강점기에 문묘제례악과 종묘제례악을 제외한 모든 제례가 없어짐에 따라 이후 개책은 문묘제례악과 종묘제례악 연주자가 착용했고,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
개책은 중국에서 전래되었으나 조선왕실에서는 국조(國造)하여 착용하였다. 특히 송나라의 개책이 가죽으로 만들고 장식으로 흑칠을 한 것과 달리 조선왕실에서는 종이를 배접하여 만드는데 가장자리에 철사를 써서 정형성을 유지하고, 안에는 고운 베를 바르며, 전체적으로 검은 칠을 하고 테두리를 자황으로 가늘게 칠함으로써 화려함과 의식의 성대함을 돋보이도록 제작하였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각종 관모의 모양을 그려놓은 『각양건제(各樣巾製)』에 수록된 관모의 형태에서도 검정 바탕에 테두리를 금색으로 장식한 관모가 확인되고 있어, 우리나라 악인 관모의 전통적인 제작 방식이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양건제』 『사직서의궤』 『세종실록』 『악기조성청의궤』 『악학궤범』 『종묘의궤』
고윤정, 「조선시대 궁중악인 복식연구」, 성균관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5. 박가영, 「『악학궤범』 복식의 착용에 관한 연구」, 『국악원논문집』 16, 2004. 이민주, 「조선시대 문헌에 나타난 선잠제향 복식 검토」, 『포은학연구』 19, 2017. 이은주, 「종묘제례 악인(樂人)복식의 변천에 관한 연구, 『국학연구』 51, 2023.
이민주(李民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