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조(羽調)는 『삼국사기(三國史記)』 「악지(樂志)」 거문고의 악조로 평조와 함께 소개되어 있다. 이에는 설명이나 악보가 없어 그 내용은 알 수 없으나 후에 『악학궤범』의 향악조에 거문고의 높은조로 우조, 낮은조로 평조가 소개되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사(高麗史)』 「악지」에도 아악의 악조명으로 고선우(姑洗羽)가 나온다. 그러나 악보나 설명이 없어 그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악학궤범』 아악과 당악의 악조명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그 음계는 궁(宮)ㆍ상(商)ㆍ각(角)ㆍ변치(變徵)ㆍ치(徵)ㆍ우(羽)ㆍ변궁(變宮) 의 7음음계이다. 이는 황종균(黃鍾均)의 음계이며 이중 우조(羽調)는 이 음계에서 악곡의 시작과 끝을 우(羽)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우조는 『악학궤범』에 향악(鄕樂)의 조명으로 소개되어 있는 일지(一指 ; 夾鍾⋅姑洗), 이지(二指 ; 仲呂⋅蕤賓), 삼지(三指 ; 林鍾), 횡지(橫指(四指) ; 夷則⋅南呂), 우조(羽調 : 無射⋅應鍾), 팔조(八調 ; 黃鍾), 막조(邈調 ; 大呂⋅太簇) 7개의 조중 다섯 번째 조(無射⋅應鍾)를 뜻한다.
또 『악학궤범』의 거문고 산형(散形)에는 대현(大絃)5괘를 궁으로 하는 4개 악조(일지ㆍ이지ㆍ삼지ㆍ횡지)와 유현(遊絃) 4괘를 궁으로 하는 4개의 악조(횡지ㆍ우조ㆍ팔조ㆍ막조)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중 유현 4괘를 궁으로 하는 악조를 ‘우조’라 하기도 한다. 이때의 우조(羽調)는 높다는 의미의 ‘웃조’를 뜻한다.
『양금신보(梁琴新譜)』(1610)의 〈중대엽〉은 평조, 우조, 평조계면조, 우조계면조의 4개 악조로 되어 있는데, 이혜구에 의하여 평조는 평조평조, 우조는 우조평조의 줄인 명칭으로 해석되었다. 이중 앞에 붙여진 평조와 우조는 각각 낮은조(대현5괘 궁)와 높은조(유현4괘 궁)를 의미한다. 『양금신보』의 거문고 산형에 평조는 대현5괘 궁으로 각치조(角徵調)라 했고, 우조는 유현4괘 궁으로 우궁상조(羽宮商調)라 하였다. 여기에서의 각치조와 우궁상조는 각각 각조, 치조와 우조, 궁조, 상조를 말하는데 이는 음계보다는 기준음의 음고(音高) 즉, 중려(仲呂 : 각조) 임종(林鍾 : 치조) 남려(南呂 : 우조) 황종(黃鍾 : 궁조) 태주(太簇 : 상조)의 음계 기준음 높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양금신보』의 4개 악조명은 그 음고가 우조와 평조 두 이름으로 되어있지만 이중 우조는 그 기준음의 높이가 남려(우조) 황종(궁조) 태주(상조)의 세개라는 것을 의미한다. 『양금신보』 4개 악조 명칭의 평조와 계면조는 각각 솔(sol)-라(la)-도(do′)-레(re′)-미(mi′)와 라(la)-도(do′)-레(re′)-미(mi′)-솔(sol′)의 5음음계를 말한다.
이형상의 『지령록(芝嶺錄)』 「동방아속악(東方雅俗樂)」(1706)에는 가곡의 악조로 평조ㆍ우조ㆍ계면조의 세 악조가 소개되었다. 이중 우조에 대해서 “何謂羽也 曠逸 淸爽 秀聳 高俊 整頓 英發 惻愴 淬厲也.”(무엇을 우조라 하는가? 광달하고, 상쾌하며, 빼어나고, 우뚝하며, 정돈되고, 재기 넘치며, 서글프고, 갈고닦은 것이다.)라는 풍도형용과 함께 그 음계를 남려-응종-태주-고선-유빈으로 소개하고 있어 『양금신보』의 거문고 우조 산형에 설명한 우궁상조(羽宮商調)의 우조(南呂)에 해당하는 조를 소개하고 있어 『양금신보』의 대현5괘 평조와 유현4괘 우조는 각각 그 음계의 기준음고가 탁임종과 황종으로 고정되지 않았음을 추측하게 한다. 그러나 그 이후 대현5괘 평조는 탁임종, 유현4괘 우조는 황종으로 고정되어 오늘에 이른다.
현대의 판소리 산조에는 우조ㆍ평조ㆍ계면조의 악조를 사용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고, 이중 우조는 sol-la-do′-re′-mi′로 구성된 음계라 한다. 또 판소리와 산조의 우조는 음계 외에 그 기준음의 높이의 의미를 갖고 있는데 평조보다 한음 높은 조를 지칭한다. 우조는 또 선율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말로 쓰이기도 하며, 그 의미는 ‘장중하고 엄한 호령성’, ‘장쾌하고 약동성을 띤 남성적인 창법’으로 설명된다.
강혜진, 「병와 이형상의 『지령록』 소재 평조ㆍ우조ㆍ계면조에 대한 연구」, 『한국음악문화연구』 9, 한국음악문화학회, 2016. 김진희, 「이형상의 『지령록』 제6책에 쓰인 “평조ㆍ우조ㆍ계면조”의 의미」, 『동방학지』 163,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2013. 백대웅, 「판소리에 있어서의 우조ㆍ평조ㆍ계면조」, 『한국음악연구』 8ㆍ9, 한국국악학회, 1979. 신은주 , 「판소리 우조와 평조에 대한 두 異論 -백대웅과 이보형의 판소리 악조로 비교 검토-」, 『한국음악연구』 63, 한국국악학회, 2018. 이보형, 「판소리와 산조에서 우조와 평조의 개념수용에 관한 고찰」 『국악원논문집』 10, 국립국악원, 1998. 이혜구, 「梁琴新譜의 四調」, 『한국음악연구』, 국민음악연구회, 1957.
최헌(崔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