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풍류(갖은풍류) 한 바탕을 한자 육보로 기보한 20세기 초의 양금 고악보

수록된 악곡이나 기보법 등으로 보아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양금 고악보로, 당시의 공문서 용지에 검은 색, 푸른 색, 붉은 색의 세 가지 잉크를 사용하여 철필(pen)로 기록하였음. 음고는 한자 육보를 사용하여 나타내었으며, 정간이나 장단 표기를 하지 않았으나 리듬을 표시하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삼조표(三條標)를 활용하였다.

서문이나 발문 등의 기록이 전혀 없어 『철현금보』의 편찬 과정은 알 수 없으나, 수록된 악곡과 악곡명 및 기보법 등을 종합하여 20세기 전반기에 만들어진 양금 풍류 악보임을 알 수 있다.

○ 체재 및 규격 1책. 세로 24.8 × 가로 17 cm. 필사본. 선장본(사침안정법). 표지 및 내용 열한 장(스물두 면). 내용 부분에는 대한제국기에 제정 보급한 공문서 양식지를 사용하였는데, 모서리에 ‘함양군(咸陽郡)’이라 인쇄되어 있다. 필기구는 철필(pen)을 사용하였으며, 검은 색, 푸른 색, 붉은 색의 세 가지 잉크를 사용하여 세로쓰기로 적었다.

○ 소장처
만당(晩堂) 이혜구(李惠求, 1909~2010) 소장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소장처를 알 수 없음.


○ 편찬연대 및 편저자 사항
『철현금보』는 서문이나 발문이 전혀 없어 편자와 편찬 시기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러나 내용을 적은 용지가 대한제국기 이후 사용된 함양군의 공문서 용지이며, 잉크와 철필을 사용하여 기록된 점에서 20세기 전반기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국립국악원의 『한국음악학자료총서34』에 실린 해제에 의하면 <본령산>이 적힌 면에 ‘이윤용인(李潤溶印)’이라는 정사각형 모양의 음각(陰刻) 낙관이 찍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윤용이 편자인지 또는 소장자였는지는 알 수 없으며, 이윤용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 없다.


○ 구성 및 내용
『철현금보』의 음고 표기법으로는 한자 육보를 사용하였다. 양금 각 현에 해당하는 구음은 악보 말미에 제시된 철현금도(鐵絃琴圖)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시가(時價) 기보를 위한 정간 표기나 장단 표기는 없으나, 삼조표를 활용하여 리듬을 표하였다. <상령산>과 <중령산>에서는 각 음을 가리키는 구음 우측 아래에 점(⼂)을 찍어 긴 음(현행 두 정간에 해당)을 나타내고, 그 절반에 해당하는 음은 점을 찍지 않았다. <세령산> 이하에서는 점(⼂)과 종선(縱線)을 활용하여 각 음의 시가나 리듬의 변화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수록된 악곡은 갖은풍류 한 바탕인데, 곡명 표기와 장별 구분은 다음과 같다.

본령산(本靈山) 5장
중령산(中靈山) 5장
세령산(細靈山)
지회(指回, *필자 주 : 가락더리)
상현(上絃, * 삼현도드리)
하현(下絃, * 하현도드리)
염불(念佛, * 염불도드리)
타령(打鈴, * 타령)
군악(軍樂)
권마성(勸馬聲)
세회(細回, * 잔도드리)
양환(兩還, * 양청도드리)
계환(契還, * 계면가락도드리)
우환(羽還, * 우조가락도드리)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령산>과 <중령산>은 각각 다섯 장으로 분장되어 실렸으나, <세령산> 이후는 장별 구분 없이 수록되었다.

20세기 전반기에 만들어진 양금 <갖은풍류> 악보의 하나로 한자 육보와 삼조표를 활용한 점에서 동시대의 양금 악보들이 지니는 특징을 공유한 점과, 특히 양금(洋琴) 별칭의 하나로 알려진 ‘철현금(鐵絃琴)’을 책이름에 넣어 『철현금보』로 악보 이름을 삼은 점이 돋보이는 악보임.

김경희, 「『철현금보』 해제」, 『한국음악학자료총서』 34, 국립국악원, 1999. 김영운, 「삼조표 연구」, 『관재성경린선생팔순기념 국악학논총』, 국악고등학교동창회, 1992. 김영운, 「洋琴古樂譜의 三條標 解析에 關한 硏究」, 『한국음악연구』 26, 한국국악학회, 1997.

김영운(金英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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