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승되는 궁중음악 중 제례악의 악작에서 축을 연주하는 절차 또는 축과 북을 연주하는 절차를 뜻하는 용어
축은 과거 궁중의 의례음악과 제례악을 연주할 때 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악작(樂作)에 연주하는 악기였으며 현재는 제례악의 악작에 사용한다. 고축지절(鼓柷之節)이라는 용어는 축을 연주하는 절차라는 뜻이다. 『국악전집』 8집(1980)의 《종묘제례악》 아헌례 악작의 설명에 고축지절이라는 용어가 나타나는데 “진고십통(晉鼓十通) 후 고축지절은 초헌과 같다.”라 기록되어 있다. 반면 『국악대사전』, 『한겨레음악대사전』, 『국어사전』에는 고축지절에 대한 설명은 없으나 고축삼성이라는 용어를 축을 세 번 치고 북을 한 번 치는 것을 세 번 반복하는 연주법이라 하였으니 이 의미를 살려 축과 북을 연주하는 절차라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축지절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국악전집』은 고축삼성을 축을 세 번 쳐서 소리를 낸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그 용례와 동일하게 축을 연주하는 절차라는 뜻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현재 제례악 악작에서 축을 연주하는 절차는 고축삼성과 격고일통을 세 번 반복하고 격박일성으로 마무리한다. 현재 제례악의 고축지절은 등가의 악작에서는 축과 절고, 헌가의 악작에서는 축과 진고로 연주한다.
축은 궁중음악의 악작에 사용하는 악기이고, 고축(鼓柷)은 축을 연주한다는 뜻이다. 축을 연주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중국 송대 문헌인 『악서』, 조선시대 문헌인 『악학궤범』 권6의 축 설명에 나타나고, 『악학궤범』 권2에는 궁중음악의 악작의 절차에 관한 설명 중 축을 연주 절차에 대한 기록이 나타난다. 『악학궤범』 권2의 《종묘제례악》과 아악의 등가에서는 축을 연주한 후 절고를, 헌가에서는 축을 연주한 후 진고를 순차적으로 연주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의례음악에 사용되는 전정헌가의 악작에서는 축과 건고를 순차적으로 연주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국악전집』 8집(1980)과 9집(1981)에는 축은 북(절고ㆍ진고)과 한 조(組)가 되어 연주하도록 되어 있다. 등가에서는 축과 절고가 한 조가 되고, 헌가에서는 축과 진고가 한 조가 되며, 축을 세 번 치는 고축삼성과 북을 한 번 치는 격고일통을 세 번 반복한다. 고축지절(鼓柷之節)이라는 용어는 『국악전집』 8집(1980)의 종묘제례 아헌례 〈정대업〉 악작의 설명에 “진고십통(晉鼓十通) 후 고축지절(鼓柷之節)은 초헌과 같다.”라고 설명한 곳에 나타난다. 진고십통은 후 고축지절은 고축삼성(鼓柷三聲), 격고일통(擊鼓一通), 격박일성(擊拍一聲)의 절차로 되어 있다. 실제로는 고축삼성, 격고일통 뒤에 ‘삼차(三次)’가 생략되어 있는데 이는 『국악전집』 9집의 《문묘제례악》 헌가악 악작의 절차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고축지절(鼓柷之節)은 《종묘제례악》과 《문묘제례악》의 악작 절차 중 축의 연주절차를 지칭하는 용어로 『국악전집』 8집(1980)의 《종묘제례악》 아헌례 〈정대업〉 악작의 설명에 처음 나타난다. 설명을 보면 “진고십통(晉鼓十通) 후 고축지절(鼓柷之節)은 초헌과 같다.”라 하였다.
『국악전집』 8집(1980)과 9집(1981)에는 고축지절 즉 축을 연주하는 절차가 기록되어 있는데 축을 세 번 치는 고축삼성과 북을 한 번 치는 격고일통을 세 번 반복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예를 들면 《종묘제례악》 아헌례 헌가(〈정대업〉) 악작 시에는 휘를 들면 진고를 열 번 친 후에 축을 세 번, 진고를 한 번 치는 것을 세 번 반복하고 마지막에 박을 한 번 친 후 음악을 시작한다. 이 때 각각 축을 세 번 치는 것을 고축삼성, 진고를 한 번 치는 것을 격고일통, 마지막에 박을 치는 것을 격박일성이라 한다.
고축지절은 궁중의례음악에 사용되는 악기인 축의 연주절차를 지칭하는 용어로 현재 전승되는 궁중음악 중 제례악의 악작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이는 궁중의례음악 전통을 현재까지 전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측면에서 그 특징과 의미가 있다.
『악서』 『악학궤범』
국립국악원, 『국악전집』 제8집, 국립국악원, 1980. 이혜구 옮김, 『신역악학궤범』, 국립국악원, 2000.
홍순욱(洪淳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