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규모의 여러 악곡을 모아 하나의 큰 규모 악곡을 이루는 형식
모음곡형식은 악장 또는 작은 규모의 악곡이 여러 개 모여 하나의 큰 악곡처럼 연주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곡형식’이라고도 일컫는다. 모음곡형식을 취하고 있는 악곡들은 대부분 느린 속도로 시작하여 한배가 점점 빨라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전통음악 중 풍류방음악과 예술음악의 대표 기악곡인 《영산회상》과 산조는 악곡 안에 여러 개의 악곡으로 구성된 모음곡의 형태이다. 《영산회상》은 〈상령산〉-〈중령산〉-〈세령산〉-〈가락덜이〉-〈삼현도드리〉-〈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타령〉-〈군악〉의 아홉 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조는 악기별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 등으로 짜여 있다. 즉, 《영산회상》이라는 악곡 이름 내에 〈상령산〉 혹은 도드리 계통 악곡 등 작은 규모의 여러 악곡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산조 역시 〈진양〉, 〈중중모리〉와 같이 몇 개의 악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영산회상》과 달리 이는 속도를 나타내는 용어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산회상》과 산조는 매우 느리게 시작하여 점점 빨라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산회상》나 산조 등의 기악곡과 같이 성악곡에서도 한 곡 내의 작은 악곡들이 모여 그 속도가 점진적으로 빨라지는 장르로 가곡이 있다. 가곡의 경우, 구성 악곡 한 곡씩을 연주하기도 하지만, 한바탕을 연주할 때에는 처음 느린 속도의 악곡을 시작으로 해서 뒤로 갈수록 점점 빠른 악곡을 연주한다. 가곡의 관악반주 선율로 구성된 《자진한잎》도 〈두거〉-〈농〉ㆍ〈낙〉-〈편〉의 순으로 짜여 있으므로, 이 또한 느린 속도로 시작하여 점점 빨라지는 구조이다. 《종묘제례악》의 경우는 〈보태평〉 11곡과 〈정대업〉 11곡이 모여 구성된 악곡으로, 모음곡형식이라고 볼 수 있으나, 《영산회상》이나 산조, 가곡과 같이 속도의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김영운, 『국악개론』, 음악세계, 2015. 임혜정, 「국악에 대한 형식론의 효용성」, 『한국음악연구』 75, 한국국악학회, 2024. 한영숙, 「국악의 형식에 대한 논의」, 『국악교육연구』 3,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 2009.
이윤정(李侖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