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 에카르트(Andreas Eckardt, 玉樂安, 1884-1974)가 집필한 한국음악 연구서
20세기 초, 안드레아스 에카르트가 선교사 신분으로 한국에 20년 동안 머물며, 현장답사와 수집 자료를 바탕으로 저술한 한국음악 연구 서적이다.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계정식(桂貞植, 1904-1977)에게 영향을 끼쳤다.
○ 체재 및 규격
1책
○ 소장처
국립중앙도서관, 이화여자대학교 중앙도서관, 연세대학교 국학자료실 등
○ 편찬연대 및 편저자 사항
『한국음악(Koreanische Musik)』은 1909년부터 1928년까지 한국에 거주했던 안드레아스 에카르트가 작성하였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에 한국문화의 독창성을 알리려고 노력했던 그의 여러 저작물 중 하나이다. 1930년에 도쿄와 함부르크에서 독일어로, 런던에서 영어로 간행하였다. 독일에 유학 갔던 바이올리니스트 계정식이 박사 논문의 주제를 한국음악으로 선정하고 작성할 때 이 도서의 영향을 받았다.
『한국음악(Koreanische Musik)』의 저자인 안드레아스 에카르트는 독일로 귀국한 후에도 한국음악을 비롯한 한국문화 전반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였고, 브라운슈바이크(Braunschweig) 대학에서 1931년 「한국의 학교 제도(Das Schulwesen in Korea)」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같은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나치 정권에 의해 연구소가 폐쇄되자 바이에른(Bayern)으로 돌아갔다. 독일에서 한국학을 출발시킨 장본인으로, 뮌헨대학에 한국학을 창설하여 1955년부터 1974년까지 교수를 역임하면서 한국학의 국제적인 기반을 형성하는데 기여하였다. 저술활동도 지속했는데, 1968년에는 『한국음악(Koreanische Musik)』의 개정판 『한국의 음악 노래 춤(Musik – Lied – Tanz in Korea)』을 출판하였다.
음악적 역량이 뛰어났던 안드레아스 에카르트는 작곡가로서 21곡의 작품도 남겼다. 특히 서거 직전에 쓴 2곡을 한국에 헌정하여, 남다른 한국 사랑을 표현하였다. 그 곡은 《우정 심포니(Sinfonie Nr. 4 in 4 Sätzen, Sinfonie der Freundschaft. 1972)》와 《코리아 심포니(Sinfonie Nr. 5, Korea-Sinfonie, 1974)》이다. 두 악곡에 그가 직접 채보한 한국의 전통 가락을 사용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음악(Koreanische Musik)』는 서론, 본문 8장,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록은 본문의 제8장에 해당한다.
Koreanische Musik의 목차
vorbemerkung(서문)
Ⅰ. Beziehung der Musik zum Universum(음악과 우주의 관계)
Ⅱ. Aufbau der Töne(음의 구조)
Ⅲ. Einteilung der Musik(음악의 분류)
Ⅳ. Geschichte der Musik in Korea(한국음악사)
Ⅴ. Koreanische Musikinstrumente(한국의 악기)
Ⅵ. Notenschrift, Melodie und Harmonie(기보법, 선율, 화성)
Ⅶ. Aufstellung, Orchester, Chöre und Tänzer(배치, 악대, 합창단, 무용수)
Ⅷ. Anhang(부록)
Ⅰ장의 제목은 음악과 우주의 관계(Beziehung der Musik zum Universum)이다. 천지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이루는 동아시아 음악의 성격을 드러내었다. 이어 문학, 철학, 종교와의 연관성을 Ⅱ장은 음의 구조(Aufbau der Töne)이다. 음에 대한 내용으로, 12율, 오음(五音), 칠성(七聲) 등을 소개하였고, 음을 수치화 한 부분도 있다.
Ⅲ장 음악의 분류(Einteilung der Musik)에서는 제례악, 연례악, 민악(民樂)으로 삼분한 후 해당 악곡을 제시하였다. 제례악의 경우 보태평심곡, 정대업지곡, 풍안지곡, 옹안지곡, 흥안지곡을 나열하였는데, 이는 종묘제례악에 편중된 소개이다. 보태평심곡은 보태평지곡의 오타이다. 연례악에는 태평춘지곡, 승평만세지곡, 장춘불로지곡, 경록무강지곡, 기수영창지곡, 봉황음 등 15곡을 수록하였다. 민악에는 처용가, 정읍사, 가시리, 망향가 등을 배열하였다.
Ⅳ장에서는 한국음악사(Geschichte der Musik in Korea)의 일부를 약술하였다. 종교, 철학과의 밀접성을 드러냈고, 『삼국사기(三國史記)』를 근거로 만파식적 설화와 가무(笳舞)ㆍ한기무(韓岐舞)ㆍ사내무(思內舞) 등 통일신라시대의 춤을 소개했다. 특히 명완벽(明完璧, 1842-1929)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그의 아들 명호진(明鎬震)까지 언급하였다.
Ⅴ장에서는 한국의 악기(Koreanische Musikinstrumente)를 기술하였다. 총 68개의 악기를 타악기, 관악기, 현악기 순으로 수록하였고, 악기 사진과 연주 모습까지 곁들이기도 하였다. 악기 설명에서는 타악기를 다섯 종류로 세분하여, 한국의 다양한 타악기를 체계적으로 드러내려고 한 점이 특징이다.
Ⅵ장은 기보법, 선율, 화성(Notenschrift, Melodie und Harmonie) 등에 관한 것이다. 구음, 율자보, 합자보, 장구 기호 등을 설명하였다. Ⅶ장은 악기 배치, 악대, 합창단, 무용수(Aufstellung, Orchester, Chöre und Tänzer)에 관한 것이다. 제례에 수반되는 악(樂)ㆍ가(歌)ㆍ무(舞)를 기술하였다. Ⅷ장은 부록(Anhang)이다. 한국음악을 채보한 오선악보가 있다. 문묘제례악 황종궁, 종묘제례악 희문, 경기민요 양산도 등 총 9곡이다.
서양인이 한국음악에 대해 저술한 초기 음악 서적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부터 독자적인 한국문화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한국학을 세계에 알리는데 노력했던 안드레아스 에카르트의 음악 저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울러 한국음악계의 최초 박사 학위 취득자인 계정식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김은영, 「청년 계정식의 근대적 욕망과 조선음악 연구: 계정식의 『한국음악(DIE KOREANISCHE MUSIK)』을 중심으로」, 『음악 과 현실』 52집, 2016. 윤영해, 「계정식 『한국음악』의 음악학적 의의」, 『동양음악』 제40집, 2016. 조현범, 「분도희 선교사들의 한국 문화 연구」, 『교회사연구』 제33집, 2009. 조효임, 「안드레 에카르트와 코리아심포니」, 『음악과 민족』 제8호, 2005. 『한국가톨릭대사전』9, 한국교회사연구소, 2005. 홍미숙, 「안드레아스 에카르트의 『조선미술사』에 관한 연구」,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박사학위논문, 2019. 홍미숙, 「안드레아스 에카르트의 한국학 연구와 성과」, 『한국학연구』 제63집, 2021.
이정희(李丁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