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手鼓), 쇼고
북을 크기별로 구분할 때 상대적으로 작은 것을 가리키는 일반 명칭, 또는 손잡이 달린 작은 북 ‘수고(手鼓)’의 이칭
북의 제작 방식이나 전반적인 형태가 같고 크기만 다를 때 대고·중고에 비하여 작은 북을 이른다. 조선시대 궁중 제례 및 군례에 특별히 ‘소고’로 명명된 악기가 사용되었고 손잡이 달린 작은 북, ‘수고(手鼓)’의 다른 이름으로도 쓰였다.
구체적인 형태를 제시한 최초의 소고 기록은 『악학궤범』 권8 ‘정대업정재의물도설’에 나온다. 『춘관통고(春官通考)』(1788년경)의 ‘정대업지무의물도’ 소고 편에 『악학궤범』 의 소고 그림이 제시되어 있으나 ‘지금은 쓰지 않는다’는 설명이 부기되어 있다. 이밖에 『정조실록』, 『순조실록』, 『만기요람(萬機要覽)』 등의 기사에 소고가 군기(軍器)의 일종으로 중앙과 각 지방의 군대에 비치되었음이 언급되어 있으며, 조선통신사 일행을 그린 뉴욕 시립박물관 소장 <조선통신사행렬도권>에 긴 행렬의 선두를 인도하는 대고와 소고가 묘사되어 있다. 이 소고는 ‘술통형(barrel)’ 공명통을 가진 북을 긴 장대에 걸어 메고 가면서 치는 형태이고 북면에 삼태극 문양이 그려져 있다. 한편, 『광재물보(廣才物譜)』에서는 손잡이 달린 작은 북 수고(手鼓)를 ‘쇼고’라 하여 현재 민간의 연희에 사용되고 있는 북으로 정의했고, 대한제국기 양악대의 편성에 포함된 작은 북(small drum)을 소고라고 한 바 있다.
『악학궤범』 권8 ‘정대업정재의물도설’ 중의 하나인 소고는 ‘술통(barrel) 형’ 북통에 박힌 고리에 끈을 달아 ‘메고 치는 형태’이다. 북통에는 모란문양이 북면에는 태극문이 그려져 있고, 가죽은 광두정을 한 줄로 박아 고정시켰다. 『악학궤범』에 기술된 소고의 규격은 북면 16.94cm. 북통 너비 12.32cm이다.
소고라는 명칭은 현재 민간의 농악과 연희에 사용된 북을 가리키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그 밖에도 ‘작은 북’이라는 의미로 사용될 때는 적용되는 범위가 넓었다. 구체적인 형태와 악기로서의 정체성을 갖춘 소고는 북통에 끈을 달아 어깨에 메거나 장대에 걸어 메고 치는 ‘술통형’과 ‘손잡이 달린 형’ 두 가지가 있이다. 현재는 손잡이 달린 작은북이 소고를 대표하고 있다.
『악학궤범(樂學軌範)』, 『춘관통고(春官通考)』, 『정조실록(正祖實錄)』, 『순조실록(純祖實錄)』, 『만기요람(萬機要覽)』,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광재물보(廣才物譜)』
辛基秀; 仲尾宏 , 『大系 朝鮮通信使信使 : 善隣と友好の記錄』 (3) 東京: 明石書店, 1995. 송혜진, 「사전류 ‘북’ 관련 항목 현황 진단 및 소견」 『한국음악연구』 제70집, 한국국악학회, 2021.
송혜진(宋惠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