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소리, 단성(單聲), 홑성
불교의식에서 대상을 찬탄하고 의식의 진행을 알리기 위하여, 한문 또는 진언을 가사로 삼아 독창으로 부르는 노래
경제 범패에 전승되는 몇 가지 선율, 또는 해당 선율로 구성된 악곡을 구분하는 갈래이다. 불교 재의식에서 가장 널리 연행되는 범패로, 60여 곡이 전승되고 있다. 의식의 대상을 찬탄하고 진행을 선도하는 목적으로 부른다. 한문시 또는 진언을 가사로 삼는데, 대부분 절구(絶句) 형태의 정형시로 구성되어 있다. 독창으로 부르며 타악기 징을 쳐서 악구를 구분하고 절차에 따라 불교무용인 작법무(作法舞)를 수반하는 특징이 있다.
오늘날 범패의 유래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으나, 『삼국유사』 「도솔가조」(760)에 의하면 “향가만 풀 뿐이고 범성(=범패)은 익숙하지 않습니다.(只解郷歌不閑聲梵)”라는 기록이 있어, 당시 한반도에 범패가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향후 830년(흥덕왕 5) 신라의 진감국사(眞鑑國師: 774~850)가 당나라에서 범패를 배우고 돌아와 옥천사(玉泉寺: 현 하동 쌍계사)에서 이를 가르쳤다는 기록이 비문(碑文)에 전한다. 현행 홑소리의 가사가 대부분 한문 정형시로 이루어진 점, 범패와 같은 박자 체계가 한반도 기층음악에서 발견되지 않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홑소리가 중국을 거쳐 전승된 불교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 역사적 변천 과정
현재 홑소리를 음악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1960년대 문화재 조사와 함께 채록된 음원을 통해서이다. 경제 범패는 로버트 가피어스(R.Garfias, 1932~), 존 레비(John Levy, 1910~1976), 아세아레코드가 기록한 음원 및 동영상이 남아있다. 대부분 박송암(朴松巖, 1915~2000)을 필두로 한 신촌 봉원사(奉元寺) 계통의 범패이다. 당시 일부 연구자에 의해 ‘홋소리’로 조사되었고, 2000년대 이후 명칭의 어원과 범패승의 의견을 반영하여 ‘홑소리’로 명칭을 고쳐 쓰기 시작하였다. 영남 범패로는 1969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녹음한 김용운(金龍雲, ?~1973)과 부산시 국청사(國淸寺) 범패승의 영산재 음원이 전한다. 그러나 영남 범패에서는 홑소리라는 명칭이 없고 짓소리와 홑소리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긴소리’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전남의 범패는 1965~1966년 불교학자 홍윤식(洪潤植, 1934~2020)의 조사 당시 이미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전하며, 전북의 범패는 1988년 제2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 용도 홑소리의 용도는 악곡의 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공양과 찬탄의 내용이며, 일부 쇄수(灑水)와 결계를 목적으로 연행된다. 절차에 따라 불교무용인 작법무가 함께 수반되는 것으로 보아, 종교적으로는 오신(娛神)과 주술력의 발현을 위해, 의례적으로는 의식의 진행과 고지(告知)를 위해 연행된다고 볼 수 있다. ○ 음악적 특징 전승되는 홑소리 악곡의 개수만 약 80여 개로, 그 방대한 악곡 수만큼 음악적 양상도 다양하다. 크게 빠르기에 따라 두 분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사다라니〉, 〈신묘장구대다라니〉와 같이 빠르기 ♩.≒80 이상의 홑소리는 규칙적인 3소박에 북과 징의 반주에 맞춰 독창으로 연행된다. 때에 따라 태평소가 수반되기도 한다. 경제의 경우 경토리를 기반으로 수심가토리를 섞어 부르는 특징이 보이며, 영제의 경우 메나리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빠르기 ♩.≒40 미만의 느린 대부분의 홑소리 악곡은 가창자의 호흡에 따라 3소박과 2소박이 혼합되는 불규칙 박자이고, 징 역시 시작과 종지, 악구의 구분을 위한 신호용으로만 사용된다. 독창으로 부르는 것은 동일하다. 한옥타브를 크게 넘지 않는 음역을 사용하며, 메나리토리가 근간을 이루지만 경제 〈가영〉과 같이 일부 악곡은 경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 형식과 구성 홑소리는 2~5여 개의 선율형이 배치되어 하나의 악곡을 구성한다. 이 선율형이 바로 악곡을 ‘홑소리’로 판별하는 기준이며, 전승되는 홑소리의 선율형은 약 10여 종이다. 〈다게〉, 〈연향게〉와 같이 가사가 네 개의 구(句)로 구성된 경우, 가사와 악구의 구분이 동일하여 ABAB′와 같이 형식이 정연하지만, 진언이나 긴 산문체의 경우, 선율과 가사의 구분이 동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만, 짓[겹]소리와 다르게 ‘홑[單]’소리는 동일한 선율형을 연이어 반복하는 경우가 드물며, ABAA′와 같이 병렬적인 구조로 구성된다. 이는 동일 선율을 변형하여 3~9회 반복하는 짓소리와 크게 구별되는 특징이다.
헌좌게 我今敬設寶嚴座 奉獻一切聖賢前 願滅塵勞妄想心 速圓解脫菩提果 제가 지금 보배롭고 장엄한 자리를 삼가 마련하옵고 모든 성현님들께 받들어 올리오니 원하옵건대 진로 망상심을 멸하시어 속히 해탈보리과를 원만히 하소서 헌좌진언 唵 迦摩羅 僧賀娑婆訶
심상현(만춘),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국립문화재연구소, 2003).
불교의식에서 가장 널리 연행되는 범패의 한 종류이다. 불교의례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착복무, 바라무 등 불교무용의 반주음악이며, 절차에 따라 삼현육각, 태평소 등의 기악이 수반되기에 가장 화려한 범패이기도 하다. 공양, 찬탄, 결계 등을 목적으로 하는 불교의식의 필수 요소로, 독창으로 연행하기 때문에 가창자의 예술적 기량을 잘 보여주는 성악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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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진(梁映珍)